달러패권, 어디로 갈 것인가? 트럼프의 관세전쟁과 기축통화, 달러의 미래

달러패권, 어디로 갈 것인가? 트럼프의 관세전쟁과 기축통화 달러의 미래

글로벌 경제의 오랜 기둥이었던 ‘안전한 달러와 미국 국채’라는 믿음.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관세 정책이 이 질서를 뒤흔들며, 예상치 못한 시장 반응과 함께 기축통화 달러의 미래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과연 달러 패권은 어디로 향할까요?

1. 미국국채와 달러는 안전하다?

오랜 시간 동안 글로벌 경제는 ‘미국 국채와 달러는 안전하다’는 굳건한 믿음 위에 서 있었습니다.

마치 거대한 배의 닻처럼, 미국 국채는 ‘무위험 자산’으로 여겨졌고, 달러는 국경을 넘는 모든 거래의 중심축, 그 역할을 해왔습니다.

급기야 각국 중앙은행들은 외환보유고에 달러를 쌓아두었고, 이는 곧 국가의 신뢰도와 직결되는 문제가 되었습니다.

투자자들에게 미국 국채는 수익률이 낮더라도 ‘안전한 도피처(safe-haven assets)’가 되였고, 이는 주식 등 위험자산에서 자금이 빠져나올 때 더욱 분명해지는 현상이었습니다.

주가가 하락하면 미국 국채 가격은 상승하고(수익률 하락), 달러 가치도 함께 오르는 것이 그동안 일반적인 패턴이었습니다.

심지어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촉발한 세계 금융위기 때조차 이 패턴은 유지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 오래된 질서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는 섬뜩한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바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입니다.

2. 관세 전쟁의 서막, 그리고 이상한 시장 반응

지난 4월 2일, 트럼프 행정부는 돌연 모든 수입품에 기본 관세 10%를 부과하고, 일주일 뒤에는 일부 국가에 대해 최대 50%에 달하는 상호 관세를 추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소식에 아시다시피 세계 금융시장은 대혼란에 빠졌습니다.

높은 관세는 물가 상승을 부르고, 이는 미연준의 금리 인상을 유발하여 결국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합리적인 예측들이 시장을 지배했습니다.

달러 패권과 관련한 다양한나라의 화폐

결과는 주가 폭락이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주가 폭락 그 자체만이 아니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욱 이례적인 현상은 주가 폭락과 더불어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고 달러 가치가 하락했다는 점입니다.

전통적인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던 미국 국채와 달러가 동시에 약세를 보인 것입니다. 이는 미국 경제, 나아가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대단히 희귀하고 우려스러운 신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은 ‘세계 금리의 세계’에서 북극성과 같은 기준점입니다.

미국 정부보다 믿을 만한 채무자는 없기에 미국 국채는 낮은 수익률로도 인기가 많았고, 다른 모든 금리는 미국 국채 수익률에 ‘신용 위험’에 따른 가산 금리를 더해 결정되었습니다.

해외 투자자들은 막대한 규모의 미국 국채를 보유해준 덕분에 미국 정부와 시민들은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고 안정적으로 미국이라는 나라가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왔던 것입니다.

그러나 트럼프의 4월 초중순의 시장 반응은 달랐습니다.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뺀 자금을 미국 국채가 아닌 다른 곳, 금, 비트코인등으로 옮겼습니다.

오히려 미국 국채를 팔아치우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수익률이 치솟았습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단 며칠 만에 0.5%p 가까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달러 가치 역시 지속적으로 하락했습니다. 이는 시장이 더 이상 미국 국채와 달러를 무조건적으로 안전한 자산으로 신뢰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강력한 징후로 해석될 수 있는 것입니다.

3. 미국의 자해행위인가, 의도된 패권 약화인가?

이러한 시장 반응은 트럼프 행정부마저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상호 관세 발표 후 불과 13시간 만에 ’90일 유예’ 조치를 발표한 것은 급격한 국채 수익률 상승에 대한 부담 때문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핵심 목표로 내세우는 ‘무역적자 해소’ 정책이 미국 국채 수익률 안정, 즉 달러 패권 유지와 논리적으로 상충된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해외 국가들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얻은 흑자, 즉 달러를 가지고 미국 국채를 매입해왔습니다. 이는 글로벌 자금 순환의 핵심 고리였습니다.

만약 트럼프의 바람대로 다른 국가들의 대미 무역흑자가 크게 줄거나 적자로 전환된다면, 해외 국가들이 미국 국채를 살 달러가 부족해지면서 미국 국채 수요는 크게 하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지점에서 관세 인상 정책의 진정한 목표에 대한 의문이 생겨납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 내에는 미국 국채와 달러가 현재의 기축통화 지위를 버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물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들은 강한 달러 가치가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해쳤다고 생각하며, 해외 국가들의 미국 국채 보유를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만약 이것이 의도된 것이라면, 이들은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미국 국채를 신뢰하지 못하게 된 투자자들이 다른 ‘피난처’를 찾기 시작했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일본의 민간 금융기관들은 대규모 해외 채권을 매각했고, 금 가격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비트코인 시세 또한 급등했습니다.

이러한 현상들은 전통적인 안전 자산인 미국 국채와 달러에서 벗어나 새로운 자산을 찾아 나서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4. 달러패권 붕괴, 더 이상 공상만은 아니다

물론 ‘달러 패권의 붕괴’는 수십 년 전부터 비판적인 시각에서 꾸준히 제기되어 온 주제입니다.

세계 경제의 구조가 달러를 기반으로 너무나 촘촘하게 엮여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달러의 지위가 흔들리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었습니다.

여전히 국경 간 대출의 절반, 외환 거래의 88%가 달러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례 없는 정책과 언행으로 ‘달러 패권의 붕괴’를 더 이상 공상적인 예측이 아닌, 현실적으로 가능한 미래처럼 보이게 만든 최초의 미국 정치인일지도 모릅니다.

그의 정책이 의도했든 아니든, 시장의 오래된 믿음에 균열이 생기고 새로운 ‘안전 자산’을 찾아 떠나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는 지금, 기축통화 달러의 미래는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해 보입니다.

과연 달러 패권은 어디로 향하게 될까요?

트럼프의 관세 전쟁이 몰고 온 파장은 단순하게 국가간 무역 분쟁을 넘어,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근간을 흔들 잠재적 파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래를 내다보는 투자자라면 앞으로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그 의미를 깊이 되짚어보아야 할 중요한 때입니다.

How useful was this post?

Please rate me.

Average rating 5 / 5. The number of votes cast 2

No one has voted so far. Please rate your post first.

error: Content is protected !!